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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숙인이 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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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20-03-0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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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숙인이 될뻔했다

<사진출처 - 빅이슈 한국판 창간 준빔 모임 http://cafe.daum.net/2bi>

 

많은 사람들이 노숙인 아니 '노숙자'를 이야기 할 때 도와줄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아마도 그런 삶의 형태가 스스로 원한 의지 없는 삶이라고 판단하기 때문 일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폐해라고 이야기하면 믿기지 않으려나?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은 경쟁이다

그리고 경쟁은 반드시 승자를 낳고 패자를 낳는다

내가 하려는 말은 여기에서 졌다고 해서 노숙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 '공정한 경쟁'에서 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면? 너무나도 불리한 조건으로 태어나 계속해서 경쟁에서 좌절만 맛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어릴적 부모님은 주변사람들에게 나의 머리가 좋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말이 부모님이라면 자기 자녀를 홍보하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시절까지 항상 반에서 중상위 정도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중3때 내 친구들이 한글을 더듬더듬 읽는 것을 보면서 고등학교 시절 미친듯이 공부를 안했음에도 운이 좋게 서울에 있는 대학에 떡하니 붙으면서 조금씩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다 나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

뼈를깎는 노력 없이도 대학에 붙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분명히 공부를 잘하는 머리가 있고 공부에 맞지 않는 머리가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공부를 못하는 것은 본인의 게으름이라고 단정짓고 무조건 혼내고 때린다

공부에 맞지 않는 머리를 가지고 태어나서 같은 나이의 친구들에게 계속해서 뒤쳐지는 절망감을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느껴보았는가?

전혀 기억도 나지 않는 초등학교 시절에 뼛속깊이 박혀서 치유되지도 않는 그런 절망감을 느껴 본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공부를 못하는 머리 이것이 경쟁에서 이기기 힘든 첫번째 조건이다

 

하지만 실제로 내 중학교 친구들이나 대부분의 사람은 아무튼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서 잘 살고 있다

그렇다면 역시 노숙자들은 자신의 의지로 그렇게 된 것인가?

 

첫번째 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들이 있다

바로 성장환경이다

나는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열심히 일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어쨌든 잘 살았다

대학에 간다고해서 등록금을 내어주신것도 아니고 4남매중 막내인 나에게도 당연히 대학에 가게 해주셨다

 

당신에게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

먹여주고 재워주고 옷을 사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주변에서 충고해주는 친구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내편이 되어줄 형제들

 

만약 이것이 없다면?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내편이 되어줄 사람이 없다면?

내가 잘못하지도 않았는데도 나의 반대편이 되는 사람들만 있다면?

의식주를 제공받는데 눈치를 봐야한다면?

나이가 먹고 취직을 해야하는데 그것을 기뻐해줄 가족이 없다면?

아픈데 치료비를 낼 수 없다면?

 

과연 당신은 지금처럼 잘 살수 있었을까?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과연 잘 살수 있었을까?

 

계속해서 경쟁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 한국에서

가족이 없고 매번의 시험에서 패배하는 내가 희망과 행복이라는 것의 실체를 맛본적이 없는 내가 그것을 쫓을 수 있을까?

 

극단적인 예라고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실제로 대다수의 노숙인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질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들여다보지 않았을 뿐이다

 

대한민국을 한 인간의 몸이라고 생각했을때 자본주의는 그 몸의 체질이다

체질때문에 어쩔수 없이 질병에 걸린다면 그것을 대한민국은 책임지고 치료하고 예방해야한다 여기서 말하는 대한민국은 정부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가 시작된지 100년도 안됐으니 이런 질병을 예방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걸린 질병을 치료하지 않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이것은 내몸이고 내 질병이다

 

영국에서는 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1991'빅이슈'라는 잡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http://cafe.daum.net/2bi 여기가 바로 빅이슈의 한국판 창단 모임이다

 

그들이 당신의 가족이 아니라고 비난하지 마라

그들은 누구의 가족이었던 적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들이 길에서 지낸다고 비난하지 마라

길거리에 쫓겨나게 됐어도 지켜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뭐 의지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

세상엔 이런저런 사람이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도움의 손길을 뻗었을 때 그것을 잡는 것은 어차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다 손이라도 한번 뻗어보고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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