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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과고적부조(남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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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0-03-0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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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철, 노숙인과 사회복지 실천, 저자 서문

 

쉼터와 상담보호센터만으로도 전국에 100개 이상의 노숙인 복지 관련 시설이 있고 수백 명 이상의 관련 인력이 활동하고 있지만, 노숙인 복지시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복지실천에 대해 객관적 조망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낙후한 여건에서 사회복지사 및 종사자의 헌신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발전방향과 비전을 모색하여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상당부분 연구자의 책임이다.

 

... 우리나라에서 노숙인 복지와 관련된 책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전반적인 관련내용을 정리하여 책자를 만드는 것으로 본 프로젝트의 결과정리 방식을 바꾸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본 프로젝트를 통해 조사하고 연구한 내용에 과거에 연구해왔던 내용들, 개론서적 성격에 포함되어야 할 구성과 내용, 그리고 다른 관련 연구자들과 논의해왔던 내용들도 포함하여 정리하고자 했다.

 

남기철, 노숙인과 사회복지 실천

 

전실노협(전국실직노숙인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노숙인에 대한 편견과 진실' ...

 

1.노숙인은 일을 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이다?

 

대부분 노숙인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건강하게 노동을 해왔으나 불의의 사고, 사업의 실패,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사건의 발생 등으로 인해 삶에 대해 좌절합니다. 이로 인해 가정이 무너지고 노숙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점차적으로 삶에 대한 의지를 잃게 됩니다. 그 결과 일할 수 있는 힘도 의욕도 잃게 되어 노동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그래도 살아보려는 의지가 있거나 노숙의 삶을 스스로 받아들인 사람들은 불안정하나마 인력시장을 통해 건설현장에서 막일을 하거나 식당 등에서 불규칙적인 일을 합니다.

 

2.노숙인은 스스로 노숙생활을 즐긴다?

 

노숙인의 생활은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누어집니다. 우선 정부의 응급대책으로 만들어진 수용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고, 시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말 그대로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건설 잡부나 앵벌이 등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은 일당을 받으면 5천 원 이상의 일세나 10만원 이상의 월세를 주고 일셋방(쪽방)이나 여인숙 등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월세로 사는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받을 수 없기에 언제든 노숙생활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밖에서 잠을 자는 것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추위 속에서의 노숙은 목숨을 내놓은 것과 마찬가지인 일종의 재난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가능하면 잘 수 있는 곳을 찾습니다. 그래서 노숙인의 대부분이 여건에 따라 '노숙-쪽방(일일 숙박시설)-복지시설-노숙'의 생활을 반복하게 됩니다.

 

3.일자리만 생기면 노숙인은 자활할 수 있다?

 

노숙인들을 수용시설에 입소시켜 일시적인 숙소와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해서 바로 자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노숙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손상을 입게 되고 개인적인 수치심과 자책감 등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즉 장기간의 불안정한 생활과 돌아갈 곳이 없는 가족 관계의 붕괴는 안정적인 자립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시적인 주거제공과 취업알선만으로 노숙인의 실질적인 자활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대인관계훈련을, 알코올문제가 있는 사람은 금주훈련을 시키는 등 각각의 개인 특성에 따른 상담과 치료과정을 병행한 후 안정된 주거공간을 보장해주며 취업을 시켜야 합니다.

 

4.노숙생활은 비난받을 만한 당사자 개인의 책임이다?

 

노숙이라는 한계상황으로 내몰린 원인은 무척 다양합니다. 하지만 가장 주된 원인은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고용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노동자들은 장기실업으로 인해 소득이 현저히 감소하게 되는데, 불충분한 사회보장제도와 높은 주거비 부담은 끊임없이 노숙의 가능성을 증대시킵니다. 게다가 경제 불황과 대량실업사태가 빈곤을 악화시키며 가족관계를 무너뜨렸고 개인의 사회 적응능력의 취약함 등에 의해 더욱 사회에서 이탈되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적 취약함이란 것도 사실 개인의 책임이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불우한 성장배경으로 낮은 교육을 받고 저임금과 빈곤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이 사회는 그대로 방치하면서 개인의 무능력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5.노숙인은 위험하고 정신질환이나 알코올증독자이다?

 

우리나라의 노숙인들을 자활가능성 중심으로 분류하면, 20%는 실직 노숙인으로 안정적인 주거와 일자리가 있으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며, 50%는 단신 가족해체 노숙인으로서 재활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사회와 계속 접촉을 하면 노숙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20%는 치료대상 노숙인으로서 알코올 치료와 정신치료 등을 받으며 사회생활을 병행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을 방치하면 만성 부랑 노숙인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10%는 만성 부랑 노숙인으로 만성 정신질환, 중증알코올중독, 부랑인, 노인 등이 이에 해당하며 이들은 장기적인 치료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대다수의 노숙인들은 사회의 관심과 애정이 있다면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그들은 결코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 범죄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오히려 보호받아야 될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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