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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여성 노숙자 급증…범죄·질병에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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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7회 작성일 20-03-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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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여성 노숙자 급증…범죄·질병에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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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숙자 하면 흔히 남성들을 떠올리기 마련이죠.
네. 경기가 안 좋을 때 노숙자가 늘어나는데 최근에는 여성 노숙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석호 기자, 여성노숙자들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리포트>
네. 남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길거리를 떠돌거나 돈이 생기면 찜질방 등을 전전하기도 하는데, 돈이 어떻게 생기느냐도 문젭니다. 함께 보시죠.
길 한 복판에 종이 상자를 깔고 그 위에 드러누웠습니다. 옆으로 사람이 다니든지 말든지 신경조차 쓰지 않습니다. 역사 계단에 걸터앉아 어떻게 구했는지 모를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기도 합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자리를 떠납니다.
<현장음> “모르겠는데, 잘 모르겠어요.”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으려고 골판지 상자를 겹겹이 쌓기도 하고, 아예 역사 의자에 드러누워 잠을 자다가 어쩌다 생긴 돈으로 라면을 사먹습니다.
<현장음> “난 누군지도 모르지 사람도 못 알아보는데. 어떻게 오셨는데요.”
그 가운데 자신을 취재해도 좋다고 허락한 사람은 돌봐주던 부모님을 여읜 뒤 2년째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는 40대 여성이었습니다.
<녹취> 이○○(43살) : “일하려고 해도 취직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갖고 있던 전셋돈을 조금씩 썼죠... 2년 전부터 노숙 생활하고...”
기차역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돈이 생기면 옷을 사서 갈아입기도 합니다. 다른 노숙 여성과 달리 차림새가 비교적 깔끔한 이유도 거리낌없이 밝혔습니다.
<녹취> 이○○(43살) : “요새는 이틀에 한 번 꼴로...그런 일(남자들과 관계) 해서 돈 받고 그렇게 해서 계속 하루하루 돈 받고 그걸로 자고 먹고 (해요).”
낯선 남성들과 며칠씩 함께 떠돌기도 합니다.
<녹취> 이○○(43살) : “도와주는 사람 있으면 도움 받고 하루하루 지내는 수밖에... 큰돈이 있기 전에는 제가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기 어렵잖아요.”
집 없이 떠도는 여성 가운데에는 10대 청소년도 있었습니다. 올해 15살이라고 합니다.
<녹취> 서○○(15살) : “이렇게 산 것도 5년 됐는데... 아침에 PC방에 있었다가 8시, 10시쯤에 서울역에 와서 삼촌들이랑 오빠들이랑 놀다가 밤새는 거죠.”
신용카드 빚 때문에 시작된 가정불화로 어머니를 잃고 알코올 중독자가 된 아버지를 피해 거리로 나왔다고 합니다. 학교와 친구들이 그립긴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건 싫다고 했습니다.
<녹취> 서○○(15살) : “아빠가 너무 해요 진짜... 학교도 안 보내주고... 할머니도 있거든요. 할머니는 저 보면 미쳤다고 하고 큰 아빠는 무관심해요. 그런 집에서 어떻게 살아요.”
누군가에게 돈을 얻으면 PC방이나 찜질방에서 그나마 편하게 며칠을 보내기도 합니다.
<녹취> 찜질방 주인 : “어디서 돈이 생겼는지 모르지만 돈을 가지고 오시니까 받죠. 그런데 손님들이 안에서 싫어하시나 봐요. 저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보건복지가족부 조사 결과 이렇게 거리를 떠돌며 생활하고 있는 여성 노숙자는 2007년 2천 4백 여 명, 지난해에는 3천 3백 여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건 드러나는 수치일 뿐, 실제로는 10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다수는 범죄와 질병에 쉽사리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박경란(아가페의 집 간호사) : “노숙을 하게 되면 의식주 문제가 해결이 잘 안되기 때문에 영양결핍이라든지 빈혈, 고혈압, 중풍 때로는 피부 질환도 있으세요. 병원 진료 검사 상에 소변에서 임신 양성으로 판명되어서 임신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원시설을 통해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경우도 없는 건 아닙니다. 서울에 있는 이 시설은 여성 노숙자들이 직업 재활 훈련을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50대 여성은 경제적인 이유로 남편과 이혼하면서 3개월간 노숙생활을 하다가 이곳에 왔습니다. 아들과 두 딸을 다시 만나는 게 최우선 목푭니다.
<녹취> 김○○(51살) : “앞으로의 계획을 좀 짜게 되죠. 돈을 모으면 방을 얻어서 애들을 불러서 같이 살아보자 그런 계획을 짜고 있죠.”
여성노숙자들에겐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지만 전국에 이 같은 지원 시설은 10곳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서정화(열린여성센터 소장) : “주거를 잃고 노숙으로 가기 직전에 응급 주거 지원이라든가 노숙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시스템이 중요하고요. 거리 노숙 생활을 하지 않도록 긴급 상담보호센터를 통해서 바로 자립을 다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여성 노숙자들, 오늘도 사회의 무관심 속에 거리를 떠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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