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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숙인 3천여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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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4회 작성일 20-03-0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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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간] 꿈도 없이 눕다 육교 밑 새우잠
2009년, 여성노숙인 3천여명 시대
한겨레 | 입력 2009.07.06 21:40 | 수정 2009.07.06 22:04
 
[한겨레] 서울 시내 한 번화가에 밤이 깊어 인적이 뜸해지자 권순옥씨(가명·58)가 육교 아래 드러누워 잠을 청하고 있다. 이부자리는커녕 그 흔한 신문지 한장 덮지 않고 웅크린 채 잠에 빠져든다. 머리맡에 다 먹은 우유팩과 반찬 그릇이 놓여 있다. 노선버스가 지나가며 남긴 전조등과 미등의 궤적이 권씨를 휘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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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권씨는 한때 부산 용두산시장에서 옷가게를 경영하던 어엿한 사장님이었다. 한데 장사가 잘되지 않아 1986년 서울로 올라온 뒤 '급전직하'하는 인생길을 걸었다. 파출부 등 이일 저일을 하며 힘겹게 살던 권씨는 6년 전부터 노숙을 하고 있다. 올해 초 보건복지가족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부랑인 9492명 중 여성이 3305명이다. 그 전해에 비해 29% 증가했다. 여성 노숙인들을 돕고 있는 열린여성센터의 서정화 소장은 "입소를 상담하는 여성의 숫자가 지난해 초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가난, 가정폭력, 질병, 이혼 등의 문제로 거리에 내몰린 여성들은 대부분 쪽방, 여관, 피시방, 찜질방 등을 거쳐 노숙인 처지로 전락한다. 문제는 이들을 도울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열린여성센터 등의 시설에서 여성 노숙인을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300명에 불과하다. 보건복지가족부의 통계를 참조하면 전체 여성 노숙인 10명 중 1명 정도밖에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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