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숙인이요?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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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4회 작성일 20-03-02 23:11본문
하나. 여성도 거리에서 잠을 자나요?
그렇습니다. 서울역, 영등포역, 을지로 지하도 같은 주요 지역엔 지속적으로 노숙하는 여성들이 약 50명 정도입니다. 하지만 여성들은 숨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일반인의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특히 거리는 일반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성폭력의 위험도 워낙 크기 때문에 수중에 돈이 조금이라도 있는 여성들은 찜질방이나 PC방 등에서 생활합니다. 그나마 돈이 떨어지면 무료로 잠잘 수 있는 기도원, 교회 철야예배 장소 같은 곳에서 생활하므로 우리 눈에 보이는 수는 많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더 많은 여성이 잠잘 곳 없이 떠돌고 있습니다.
둘. 집에서 참고 살지 아무 대책도 없이 왜 튀어나와요?
처음에 집을 나오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이에요. 그러나 한번 맞았다고 집을 뛰쳐나오지는 않습니다. 나오면 거리는 더 위험하고, 먹고 살 일이 막연하기 때문이죠. 더구나 아이까지 있는 경우에 집을 떠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남편이나 아버지, 오빠로부터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평균 7-8년, 길게는 10년이상 겪으며 죽은 목숨처럼 생활하다가 도저히 그렇게는 살 수가 없어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집을 나서게 되죠. 여자의 몸으로 거리에서 노숙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더 이상은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의 마지막 선택입니다.
셋. 여성노숙인은 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인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가정폭력 등의 어려움을 참고 살아오면서 이미 우울증, 극도의 좌절감, 무력감 같은 심각한 심리적 문제들을 가지게 되는 예가 많습니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정신분열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요. 이러한 질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 직장생활이 어려울 뿐 아니라 대인관계를 맺기 어려워 의지할 만한 친구조차 없습니다. 30-40대의 성인인데도 돈벌이를 전혀 못하여 오랜 동안 가족에게 얹혀 살다가, 지친 가족들에게 눈치가 보여 자의반 타의반으로 집을 나서서 거리를 헤매게 됩니다.
넷. 서울지역에 여성노숙인은 몇 명이나 되나요?
공식집계로 서울지역 쉼터와 거리에 300여명 있습니다. 그러나 찜질방, PC방, 기도원 등을 떠돌면서 살고 있는 숨어있는 여성노숙인의 수는 파악조차 안 되고 있어요. 아마도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죠. 수천명의 남성노숙인에 비해서는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도 적지는 않아요. 여성이 거리노숙을 하면 남성보다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더 크고, 가임여성의 경우 아동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입니다.
다섯. 열린여성센터는 어떤 곳이죠?
열린여성센터는 아이와 엄마, 단신 여성이 생활하는 쉼터입니다. 현재 43명(아동 4명)이 함께 삽니다. 쉼터에 오면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도록 상담도 하고, 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해요. 정신질환을 가진 여성들은 대부분 자립을 강조하는 쉼터에 입소할 자격이 안 되어 거리를 떠돌다 열린여성센터를 찾습니다.
이곳저곳 떠돌던 생활을 끝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안정하는 데 큰 효과가 있지만, 저희는 좀더 전문적인 심리재활프로그램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도록 돕습니다. 건강이 회복된 후에는 취업알선을 하여 자립의 경제적 토대를 마련하도록 도와요.
물론 쉼터 식구 모두가 당장 자립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반 이상이 만성적 정신질환, 정신지체 등의 장애를 갖고 있어서 1-2년의 짧은 기간에 자립은 어렵지요. 이런 분들은 더 장기간 보호하고, 정신과적인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게 하고, 부업을 해서 노동능력이 커지게 하고, 스스로 생활을 꾸려가는 능력도 키우게 하는 노력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은 독립적으로 살아갈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지요.
여섯. 어디 가서 설거지라도 하지... 게을러서 쉼터에 있는 것 아닌가요?
쉼터 식구들의 70%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식구들은 모두 일반직장에 취업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소원이지요. 하지만 일반직장에서 일할 정도의 노동능력을 갖고 있는 여성은 몇 명 안 돼요. 공장에서 월 80-90만원의 돈을 버는 식구도 몇 명 있지만요. 일반직장 취업이 어려운 분들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근로, 자활근로를 해서 한 달에 3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돈을 벌어요. 그나마의 노동능력도 안되는 분들은 실무자의 도움을 받으며 부업을 해서 월 5-6만원을 벌지요. 그러나 이 정도로는 요즘처럼 주거비가 비싼 상황에서 단기간에 주거비를 감당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쉼터에서 1-2년 생활하면서 월세보증금이나 전세보증금을 모으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곱. 노숙인을 돕는 것, 밑빠진 독에 물붓기 아닌가요?
여러분 기대만큼 쉽게쉽게 자립하기는 쉽지 않지만... 쉼터에서 자립을 준비하는 한 분의 사연을 소개할까 합니다.
‘2년반 전 5월의 화창한 봄날, 30대의 한 여성이 툭 건드리면 쓰러질 듯 지친 표정으로 쉼터를 찾아왔습니다. 부모님도 없이 믿고 의지하던 언니가 교통사고로 죽은 뒤 우울증을 얻어 다니던 직장도 잃고, 갈 곳이 없어서 동네 시장골목에서 물건 몇 개 놓고 파는 노점을 하다가 그나마도 안되어 밤이면 남의 집 처마밑에서 잠을 잤다고 했습니다. 이 여성은 쉼터에 온 후 3개월을 문 밖 출입을 안했습니다. 눈빛은 항상 먼 곳을 향해 있었습니다. 다가가서 뭔가 얘기를 나누고자 하면 살포시 미소만 짓고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5개월여를 기다렸습니다. 조금씩 얼굴에 화색도 돌고, 눈에 힘도 생겼습니다. 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에도 하나씩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정신과적 치료도 했습니다. 그렇게 8개월이 지나면서 첨으로 일을 하고 싶다 했습니다. 혹시 중간에 포기하면 어쩌나 하는 실무자의 불안감을 보란듯이 깨고, 그녀는 지금 1년 8개월째 일을 해서 1,000만원 넘게 모았습니다. 정말 거의 돈을 쓰지 않고 월급 전체를 모았지요. 지금 그녀는 단칸방짜리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려고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 12시간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덟. 거리에서 살던 사람들인데, 비만 피하면 되지 않나요?
비를 피할 곳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여성노숙인 쉼터의 정원은 꽉 차 있아요. 거리나 찜질방 같은 마땅한 거주지라 하기 힘든 불안정한 곳에서 잠자는 여성들을 위해서는 더 많은 쉼터가 필요합니다.
또 지금의 쉼터는 한 방에서 빽빽하게 생활하는 걸 기준으로 정원을 책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심신을 회복하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지요. 열린여성센터만 해도 한 방에서 4명-5명이 생활하는데, 그것 때문에도 식구들 사이에 갈등이 많습니다.
아홉. 나라에서 지원해주지 않나요? 왜 민간이 도와야 하죠?
노숙인 문제가 알려진 초창기인 98년도에는 나라에서 전적으로 시설도 얻어주고, 식비도 지원하며 예산을 많이 지원했어요. 그러나 외환위기를 넘기면서 노숙문제에 대한 언론이나 일반인의 관심도 줄고, 정부도 그만큼 관심이 적어졌지요.
이제는 노숙인쉼터 건물은 민간인이 마련해야 해요. 현재 정부의 규정상 40명이 생활하는 시설은 120평 정도의 건물이 있어야 시설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방에서 4-5명이 생활하는 현재의 쉼터는 일시적인 피난처는 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생활공간으로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열.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나요?
여성노숙인들이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편안고 따뜻한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여러분이 모아주시는 정성이 여성노숙인 쉼터의 벽돌과 주춧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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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4bcb0a0_여성노숙인이요.hwp (18.5K) 0회 다운로드 | DATE : 2020-03-02 23: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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